정체성

가을이 되고 다양한 운동 경기들이 한창이라, 저도 관심을 가져보고자 스포츠 채널을 종종 보곤 합니다. 그런데 막상 응원하는 팀이 없으니 저에게는 운동 경기들이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인 것이었습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보고 있으면, 아이들이 와서 제게 묻습니다. “아빠는 누구 응원해? 한국? 미국?” 이 아이들 역시 제가 여지껏 보여주었던 운동 경기는 올림픽이 전부기 때문에 세상의 모든 팀은 한국팀 아니면 다른 나라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곤 그냥 화면을 보면서, “한국, 이겨라!”를 외칩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어린 시절의 제가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 저는 참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과 함께 밖에서 뛰어나가 노는 것 보다는 한명의 친구에게 의존적인 아이였습니다. 다행히 그런 어린 시절의 저와 죽이 잘 맞았던 한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와 저는 반이 달랐음에도 불구하고, 운동 경기건 무엇이건간에 그 친구가 있는 팀을 응원했던 것입니다. 그러자, 반 친구들은 저를 두고 “쟤는 우리 반이 아니라 옆 반이야!” 라고 말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반에서 저는 따돌림 아닌 따돌림(?)을 받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몸은 저의 반에 속하였지만, 마음은 그 친구의 반에 속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게 된 미움이었던 것이었죠.

이런 것을 생각해 볼 때, 미국 땅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생각해보면, 그리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에서도 저의 어린 시절 속에서 그런 정체성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있었는데, 겉모습마저 다른 이곳은 오죽하겠냐는 것이 인간적인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버거운(?) 삶 속에서도 아이들이 꿋꿋이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  그리스도인으로서 귀한 도전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마찬가지로 육체는 세상 가운데에 속하여 있지만, 우리의 진짜 정체성은 성령에 속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참 정체성으로인해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외면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어떠한 외면 속에서도 담대하게 ‘오직 예수’를 부르짖을 수 있는 하늘에 속한 여러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세상은 우리를 외면할지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친히 직접 우리를 대신해 싸워주시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 주, 그 하나님을 붙잡고 세상의 외면과 맞서 나아가는 시간이 되길 바래봅니다.

신위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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