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을 인정하기

잘못을 인정하기

다른 사람 앞에서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란 참 쉬운 일이 아닙니다. 특히나, 아이들 앞에서는 더욱더 아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지요. 며칠 전에도 작은 오해가 생기게 되면서 둘째 중호를 다그치며 혼낸 적이 있었습니다. 이 아이가 잘못한 것이 아님에도, 제가 흥분하였던 터라 앞뒤 사정을 묻지도 않고 아이를 혼냈던 것이었습니다. 이 녀석은 억울함과 서글픔으로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트리게 됩니다. 그 때, 울음 소리를 듣고 달려온 중현이가 무슨 일인가 하여 방으로 올라와서는 저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는 중호가 잘못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죠.

너무나도 속상해 하며 저와 눈도 마주치지도 않고 엄마에게만 안겨 있으려고 하는 중호에게 미안하다는 말이 바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그리곤 민망함에 제 방으로 들어와 앉아 있을 때, 그 속상해하던 중호의 눈빛이 생각나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져버린 것이었습니다. 그날 밤, 아이들을 재우면서 중호를 품에 안고선 떨리는 목소리로 “아빠가 잘 모르고 너를 혼냈어. 정말 미안해”라고 사과를 했더니, 저를 한참 쳐다보던 중호가 방긋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치? 내 말이 맞지?” 그러면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제 품에 쏙 안기는 것이었습니다. 

참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아이는 이미 마음 가운데에 저를 용서해 줄 준비가 되어있었음에도 저의 민망함과 자존심 때문에 아이 앞에 제대로 설 수 없었던 것이 참 부끄러웠던 것입니다. 

우리 믿음의 원리도 이와 같지 않은가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를 창조하신 아버지께서는 이미 죄인인 우리들을 용서해 주실 준비가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진 얄팍한 자존심 혹은 민망함 때문에 죄인임을 인정하지 못하고 죄를 고백하지 못함이 얼마나 큰 슬픔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우리 신앙은 첫째로 죄인임을 인정하며 시작하게 됩니다. 갈릴리에서 물고기를 낚고 있던 베드로가 예수님의 기적 앞에 가장 먼저 한 말이 무엇이었습니까? “시몬 베드로가 이를 보고 예수의 무릎 아래에 엎드려 이르되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니..”[눅 5:8]

주님과 홀로 선 그 자리 가운데에, 결코 어떠한 자존심과 민망함이 우리의 죄를 고백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길 기도합니다. 혹 그렇다 할지라도, 우리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 앞에 그 죄를 고백하는 시간을 갖으시길 소망합니다. 왜냐하면, 만일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미쁘시고 의로우신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사하시며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일 1:9]

신위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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