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편지 (Page 2)

굳은 살

살을 빼기 위해서 새벽 조깅을 시작한지 몇 달이 지났습니다. 역시나 다시 시작하는데에는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현저히 떨어진 체력과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야 하는 패턴에 익숙해지기가 처음엔 쉽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초반에 힘들게 했던 것은 발에 생긴 물집이었습니다. 달리는 자세에서 문제가 있었기도 했지만, 늘 앉아만 있다 갑자기 뛰려고 하니 발바닥이 처음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달리면 달릴수록 물집은 굳은살이…

조수석

2주 전에 교통사고를 당한 후로 모든 운전을 저 대신 아내가 해주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5년 동안 저와 아내가 함께 차를 타야할 때에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으니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아내가 어떻게 운전하는지 옆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운전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터프하게 운전을 하고 계십니다. “나는 차선 변경할 때가 제일 무섭다”고 말하면서 아주 시원하게 핸들을 꺾어 순식간에 차선을…

보이지 않은 모습

아이들과 레고를 가지고 놀다보면, 종종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레고 설명서를 따라 만들다보면, 외관상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도 완벽한 모습으로 재현해 놓은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중현이에게 선물로 들어온 자동차 레고를 조립하는데, 조그마한 자동차임에도 불구하고, 차에 들어가는 엔진의 모습뿐만 아니라, 내부 모습까지도 최대한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관련해서 찾아보니, 높은 단계의 제품으로 가면 갈수록 더욱 섬세하고 정교한…

8월 19일 목회편지 [6주년 감사]

제주도에서 있었던 “열린다 헬라어 원전 성경”을 풍성한 은혜 가운데 마치고 방금 돌아왔습니다. 2016년 5월 한국에 온 이후로 그 해 10월부터 매주 월요일 헬라어, 히브리어 문법 강의를 계속 해 오고 있고, 올해 2018년부터는 화요일 원전반을 계속해 오고 있습니다. 기도하기는 최소한 한국의 모든 목사님들을 비롯, 선교사님들, 모든 사역자들이 모두 다 원전으로 성경을 보기를 기도합니다. 말씀의 깊은 세계로 들어가시길 기도합니다. 은혜로 교회, 전 목사님을 비롯,…

8월 12일 목회 편지

요즘 큰 딸을 품에 안은 채로 아빠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품 안에서 얌전히 안겨있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4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어엿한 언니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대견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빠를 닮아서 내향적이고, 소심하고 겁 많으며, 또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 것을 볼 때면 괜히 미안한 마음에 가슴 한 켠이 짠해지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고…

진실된 사랑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는 자신이 쓴 “상실의 시대”라는 책에서 사랑에 대한 의미를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이사람을진실로사랑한다는건, 자아의무게에맞서는것인동시에, 외부사회의무게에정면으로맞서는것이기도합니다. 그리고이렇게말하는것은참가슴아픈일이지만누구나  그싸움에서살아남게되는것은아닙니다. 하루키 작가의 세상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남녀의 사랑관이 드러나는 글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멈칫하게 만드는 글이었습니다. 누군가를 진실로 사랑하게 된다면, 자신이 감당해야 할 짐이 생김과 동시에 함께 견디어야 할 보이지 않는 장애물이 생기게 될 것이며, 모든 사람이 다 극복 할…

7월 29일 목회편지

안구건조증 때문에 눈에 인공 눈물을 넣으려 합니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눈을 크게 뜬 채로 안약 한 방울을 떨어뜨리려 하니 옆에서 보던 아내가 외칩니다. “여보, 눈을 떠야 안약이 들어가지. 눈을 떠!” 5년 동안 한 이불 덮으며 살았지만 아직도 남편의 눈이 얼마나 크고 넓은 호수 같은지 전혀 모르는 아내 앞에서 좌절의 한 숨이 절로 나옵니다. 압살롬은 탁월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온 이스라엘에서 그처럼 흠이…

합리적 소비

며칠 전, 무언가 구매 할 것이 생겨 가격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미국에 살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정가보다 싼 가격을 알아보려고 한 것이 익숙한터라, 그 날도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을 뒤져 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가보다 절반 넘게 깎인 싼 가격을 보게되면서부터 저의 심장 박동은 뛰기 시작하였고 이성은 마비가 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장바구니에 넣는 저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친한 목사님이 저에게 한마디 건네게…

보이지 않는 별

목회자 수련회를 다녀온 장소는 버지니아에 있는 Smith Mountain Lake 공원이었습니다. 호숫가에 자리 잡은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한 편의 그림과도 같았습니다. 호수 반대편 산 너머로 지는 붉은 노을, 그 노을 빛을 받으며 따스하게 흘러가는 호수 물결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할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첫날밤 일정을 모두 다 마친 새벽, 홀로 테라스에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평소에 보던 밤하늘보다 훨씬 더 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신경 끄기의 기술

그동안 너무 신학 관련 서적에만 몰두해왔기에, 방학 기간동안에는 일반 서적도 읽어봐야겠다고 스스로 계획 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방학이 반이나 지나간 지금에서야 책 한권을 정해 읽게 되었습니다. 아마존에서 초대형 베스트 셀러로 자리잡은 마크 맨슨의 ‘신경끄기의 기술’ 이라는 책입니다. 여느 자기 개발서의 책들과 다를 것이 없다라는 평이 많았지만, 제목부터가 저의 ‘산만한 인생’을 조금은 정리해 줄 수 있지 않을지 기대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저자는 인간이 실패를 통해서…